

작자의 말
[봉오리 시절]은 저의 지난한 시절을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의 모습에 빗대어 엮어낸 앨범입니다.
자연의 순리를 쫓아보고 싶었던 막연한 바람이 담겨 있지요. 이제껏 살아온 나날을 돌아보자면요.
생이 던지는 질문과 무게 앞에서 어찌할 바 몰라 허둥대고, 자꾸만 거듭 고꾸라지기 바쁘고,
자빠진 채로 어그러진 일상을 지내기도 하며,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 가보려고 부단히 애를 쓰는 모습들이 떠올라요.
이 앨범은 서툰 걸음에 대한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.
여기 잠시 멈춰 선 한 사람이 있습니다.
그는 지금 선 자리에 디딘 두 발을 보며, 심겨진 곳에 뿌리를 내려 살아가는 꽃과 나무를 떠올립니다.
때에 맞춰 고유한 빛깔을 내는 일에 대해 생각하며, 철 따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 자연의 모습을 봅니다.
풍경에 비추어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던 이는 마침내 언어를 갖게 됩니다.
그렇게 만든 이야기를 갖가지 음으로 퍼뜨릴 때, 노래하는 이의 걸음은 비로소 한 시절을 뚫어낼 수 있을까요.
이 앨범은 곧 피워내리란 기대와 아직 피워내지 못했다는 불안 사이에 있던 저의 내밀하고 자전적인 고백이에요.
그런데 어찌 보면 비단 개인의 이야기만이 아닐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듭니다.
이 노래들이 마땅한 곳에 닿아, 오래도록 누군가의 곁에 있을 만치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.
만일 어디론가 향해 가다가 우리가 마주치게 된다면,
그곳이 저 너머로 향하는 길목이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.
마주한 그날에 함께 발맞추어 걷는 장면도 그려보고요.
나란히 어깨를 맞대어 서로를 견뎌주는 꿈을 꿉니다.
음을 붙인 저의 고백이 당신의 어깨에 닿기를.
허정혁






작자의 말
[봉오리 시절]은 저의 지난한 시절을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의 모습에 빗대어 엮어낸 앨범입니다.
자연의 순리를 쫓아보고 싶었던 막연한 바람이 담겨 있지요. 이제껏 살아온 나날을 돌아보자면요.
생이 던지는 질문과 무게 앞에서 어찌할 바 몰라 허둥대고, 자꾸만 거듭 고꾸라지기 바쁘고,
자빠진 채로 어그러진 일상을 지내기도 하며,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 가보려고 부단히 애를 쓰는 모습들이 떠올라요.
이 앨범은 서툰 걸음에 대한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.
여기 잠시 멈춰 선 한 사람이 있습니다.
그는 지금 선 자리에 디딘 두 발을 보며, 심겨진 곳에 뿌리를 내려 살아가는 꽃과 나무를 떠올립니다.
때에 맞춰 고유한 빛깔을 내는 일에 대해 생각하며, 철 따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 자연의 모습을 봅니다.
풍경에 비추어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던 이는 마침내 언어를 갖게 됩니다.
그렇게 만든 이야기를 갖가지 음으로 퍼뜨릴 때, 노래하는 이의 걸음은 비로소 한 시절을 뚫어낼 수 있을까요.
이 앨범은 곧 피워내리란 기대와 아직 피워내지 못했다는 불안 사이에 있던 저의 내밀하고 자전적인 고백이에요.
그런데 어찌 보면 비단 개인의 이야기만이 아닐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듭니다.
이 노래들이 마땅한 곳에 닿아, 오래도록 누군가의 곁에 있을 만치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.
만일 어디론가 향해 가다가 우리가 마주치게 된다면,
그곳이 저 너머로 향하는 길목이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.
마주한 그날에 함께 발맞추어 걷는 장면도 그려보고요.
나란히 어깨를 맞대어 서로를 견뎌주는 꿈을 꿉니다.
음을 붙인 저의 고백이 당신의 어깨에 닿기를.
허정혁



